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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나만의 감사, 이상문학상 작품집 구효서 <풍경소리>

    Category on 2017.01.24 01:00

     내 생일은 12월 31일이다. 그래서 생일이 되면 '아, 한 해가 끝나는 구나.'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. 새해의 시작을 체감하는 때는 1월 중반이다.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자가 결정 되었다는 기사가 나오고, 서점 매대에 있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몇 권 집어 집으로 가져와서야 비로소 느낀다. 새해구나. 또다시 새로운 시작이구나. 작품집을 읽으면 행복하다. 새해의 시작을 좋은 글과 함께함에 기분이 좋아지고, 언젠간 나도 이런 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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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김강민 <사슴꽃> ; 명지대 실기 복원

    Category 영화 on 2017.01.19 01:34

     주제언급(마지막 크레딧롤 사진-어린 시절 녹용을 먹으러 갔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독의 자전적 영화-생명과 생태계에 대한 고민을 '아들'을 통해서 드러냄-인간이 다른 생명을 경시하는 이기심, 생태계의 질서-엄마, 아빠가 험악한 표정으로 비춰지는 장면, 우리가 다른 생물의 피를 받아마시고 모기는 또다시 우리 피를 빨아먹는 장면에서 드러남) 어린시절의 경험인 만큼 그런 느낌을 자아내는 요소(제목이 나올 때 뒤의 배경인 노이즈, 거친 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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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애도하는 마음에는 점수를 매길 수 없다

    Category 생각 on 2017.01.18 18:41

     목원대 애니메이션과 교수들이 '잊지 말자'는 취지로 세월호와 관련된 문제를 냈다고 한다. 내가 저곳에서 시험을 본 학생이라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. 그런 의미에서 저 학교 교수들은 취지는 시험에 아주 잘 부합하는 걸까. '세월호 참사에 대한 상황을 묘사하시오’ 시험 진행자가 칠판에 문제를 적으면 수험생들은 당황할 것이고(기사 속 트위터 반응처럼), 결국 추모하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낼 것이고, 시험이 끝남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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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그 기계의 매너리즘

    Category 습작 on 2017.01.17 16:31

     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였다. 규태는 해외직구한 커스텀 인공지능 로봇 앞에 앉아 고민 중이었다. 저장 버튼만 누르면 빅 데이터와 베스트셀러 분석을 기반으로 로봇이 글을 쓸 수 있었다. 규태는 소재를 정해주고 틈틈이 종이와 잉크를 채워주기만 하면 될 것이었다.  그러니까, 문학, 예술은 전적으로 인간의 영역이죠. 작가가 보는 세상을, 삶을 담는 일이니까요. 기계라면 시각이 그렇게 다양하지 못할 겁니다.  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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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나의 불합격 인생

    Category 생각 on 2017.01.14 15:54

     아홉번째 불합격이다. 기억에 남는 불합격을 적어보려고 한다. 가장 처음 불합격 글씨를 본 것은 성균관대 예체능 특기자전형이었다. 내가 넘보기에 너무 높은 곳이라 결과를 보고도 감흥이 없었다.  두번째는 서울예대였다. 애써 기대하지 않으려 애썼다.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이 크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, 계속 마음을 가다듬었던 기억이 난다. 그리고 불합격. 나보다 영화를 한참 늦게 시작한, 절대 합격하지 못할 거라고 그 전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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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잊어선 안되는 것들에 대하여

    Category 생각 on 2017.01.06 03:44

     타투를 했다. 모든 방법으로 2014년 4월 16일 가라앉은 세월호를, 잠겨가는 대한민국을 기리고 싶었다. 그 방법이 후원이었고, 집회와 자유발언이었고, 타투였다.  상담을 하고 시술을 위해 침대에 누워서야 비로소 내가 성인이 된 것을 실감했다. 나의 몸에 평생 남을 무언가를 새긴다는 것. 자신이 그 행위에 대해 온전히 책임지는 '성인다운'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 술 말고 (술은 그 전에도 마셨으니) 스무 살이 되어서 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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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불편한 노인공경 이야기

    Category 습작 on 2017.01.05 04:54

     지하철에는 ‘남한텐 관심없어’라고 쓰인 얼굴의 사람들이 가득했다. 다들 약속이라도 한듯 무채색의 옷을 입고 있었는데, 그래서 노란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‘김’이 더욱 잘 보였다. 김은 만삭의 임산부라 노약자석에 앉아 있었다.  서울역에서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우수수 들어와 빈 공간을 가득 메웠다. 김의 앞에 선 노인이 김을 내려다 보며 헛기침을 하기 시작했다. 김은 생각에 잠겼다. ‘노’약자석이니 일어나야 할까, 노‘약자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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